여행이야기-해외
산티아고순례(D+25)
yarok616
2019. 4. 26. 05:02
비가 내린다. 빗속을 7시간 넘게 28km를 걸으면 해발 1400m에
목적지 "오세브레이로"가 있다. 높이 올라갈수록 비바람
거세게 몰아치더니 눈보 라로 변한다. 4월 끝자락, 화려한 봄꽃을
기대했는데 온통 하얀세상 "설국"이다.
돌아보면 카미노는 결코 쉬운길이 아니다. 예수의 제자 야곱이
전도여행을 하는데 어찌 쉬운길을 택할리 있겠는가. 접근 어려운
산간오지를 선택함은 당연했으리. 9C부터 이어진 세계인의
순례는 나름 타당한 끌림이 있었으리라.
내일은 어떤 세상을 만날까. 출발때부터 낯익은 분들이 몇명뿐.
브라질과 아르핸티나에서 온 두남자도 많던 일행들 어찌하고
요즘은 혼자 걷는다. 70살의 프랑스 할머니는 아직 생생하다.
그외 만나면 눈인사하는 몇몇 정도만 남았을 뿐.
옜날에는 콤포스텔라의 별을 보며 길을 찾았다는데, 화살표와
표지석만으로 먼길 걸을수 있고 하룻밤 쉼터를 찾을수 있음이
감사하다. 피곤에 지쳐 코골이 계속되는 이 밤에 밖에는 바람
까지 심하게 불어댄다.